BCIT CST Term 2 후기 (2021 Sep)

2021년 가을 학기를 끝마치고 쓰는 후기.

 

1학기와 동일하게 2학기의 자세한 프로그램 설명은 여기로 가면 확인할 수 있다.

 

Term 1 vs Term 2

1학기에는 7학점 짜리 독점 과목이 있었던 반면, 2학기에는 credit이 고루 분포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1학기와 거의 비슷하게 커뮤니케이션 과목 하나, 수학 과목 하나, 나머지는 computer architect 나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과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1학기와 마찬가지로 다운타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고, 코로나가 조금 나아진 덕분에 blended delivery (대면 반, 온라인 반)으로 같은 set 친구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워낙 반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지만, 직접 만나니 더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었고, 다같이 모여 저녁이나 술을 먹는 자리들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확실히 대면수업을 해서 좋았던 점은, 수업을 듣다 이해가 안되는 점, 랩 activity에서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바로 서로에게 물어볼 수 있었고, 나 혼자 이해를 못한 게 아니라는 안도감도 얻을 수 있었다 🥲

 

1. Business Communication 2

1학기와 동일한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해주셨고, 코업을 병행하는 학기인 만큼 실용적인 토픽들이 많이 있었다. (Resume, Cover Letter, Job Interview 등)

중간, 기말고사가 없는 과목인 대신 중간 중간 리포트 과제나 팀플이 있는 편.

 

2. Discrete Mathematics

한국어로는 이산수학 이라는 뜻인데, 한국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였다. 하지만 막상 공부해보면 고등학교 때 다뤘던 내용들이 좀 있는 편이다. 

순열과 조합, 로그, 집합, 확률과 통계, 시그마(합산)는 문과 수학에서 다룬 적이 있는 내용들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BFS, DFS, Binary Tree 개념들이 나오는데, 이것들은 방학 때 알고리즘 공부를 조금 해둔 덕분에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바 과목 (OOP2)에서도 다루는 개념이니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3. Procedural Programming

프로그래밍 언어 C를 배우는 과목. 

C라고 하면 오래된, 기계언어에 가장 가까운,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인식이 강해서 당연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었다. 거기다 포인터까지.

그런데 생각보다 할만 했다.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셨던 건지, 배운 내용이 크게 깊지 않아서인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배운 내용을 토대로 과제 하고, 퀴즈 풀고, lab도 완성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배운 범위 내에서 응용하고 연습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된다.

 

4. Object-Oriented Programming 2

자바. 

다운타운 캠퍼스 반들은 알다시피 1학기에 파이썬을 배운다. 버나비 캠퍼스 학생들에 비해 자바를 다루는 시간이 반밖에 안된다는 의미다. 

선생님도 1학기에 파이썬을 가르치던 같은 분.

파이썬과 자바 둘다 OOP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지점들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파이썬을 배워서 자바가 더 수월하다는 생각은 왜인지 잘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바를 좀더 오래, 천천히, 깊게 배운 버나비 캠퍼스 학생들이 부러운 순간들도 있었다.

그만큼 자바의 디자인 패턴, 객체지향 언어의 개념 등 배울 내용이 방대했다고 생각한다. 학기가 끝나도 배워야 하는 내용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  

 

5. Relational Database Systems

말그대로 DB와 SQL을 배우는 과목. 

수업에 집중하기 정말 어려웠던 선생님이었고, 덕분에 성적은 프로그래밍 과목들 중 가장 낮게 나왔다. 

데이터 엔지니어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내가, 당연히 db는 재미있을 거야 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럽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한 과목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뒷부분에서는 Normalization (데이터베이스 정규화) 와 관련된 내용과 문제가 나오는데, 실제 DB가 아닌 A, B, C와 같은 추상적인 DB를 가지고 실습을 하다보니 개념이 크게 와닿지 못했던 것 같다. 

 

6. Computer Organization / Architect

선생님이 굉장한 motivational speaker 였다. 

이 과목을 가르친지 굉장히 오래된 느낌이었고, 이미 커리큘럼이 아주 고여버린 케이스. 

하지만 컴퓨터 아키텍쳐에 대해 굉장히 깔끔하게 가르치는 편이다. 

처음에 들을 땐 이해가 되지 않았다. data bus 가 뭐고, multiplexer가 뭐고, direct-mapped cache 가 뭔지 단어만 들으면 알쏭달쏭인데다, 참고하라는 textbook도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다. 

대신 연습 문제들을 풀다보면 개념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데, 이때 장점이자 단점은 평소에 내던 퀴즈나 중간, 기말 고사나 문제 타입은 똑같다는 점이다. 다만 큰 시험에는 숫자가 좀더 복잡해지거나 하는 정도. 

 

Term 2 총평

1학기와 대비해보면, 선생님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딱히 실망스러운 선생님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선생님도 없었다. 

이제야 슬슬 CST 라는 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사회에서 실용적인 인재가 될수 있게끔 가르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던 학기이다. 프로그래밍, 개발에 대해 조금씩 익숙해지고, 내가 지금 어떤 개념을 얼마나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감이 잡히는 시기였다. 

 

나는 1월부터 8개월 동안 코업을 하게 되었다. 코업 하는 친구들과 바로 3학기로 넘어가는 친구들로 우리 반은 딱 절반으로 쪼개졌고, 덕분에 이번 학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같이 얼굴보면서 다닌 학기가 되었다. 

그래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았고, 코업이 끝나더라도 같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