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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글 쓰는 법: 길고 어려운 글은 나쁜 글일까?

by ddubimoon 2022. 6. 26.

길고, 어렵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좋은 글쓰기의 자질을 기를 수 있다. 

제목을 보면 '읭?' 하며 궁금증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글쓰기가 쉽지 않았던 과정을 거친 사람들도 많다. 그 초보자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글을 쓸 때 욕심을 부린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공유하고자 하고, 전문적이어 보이기 위해 어려운 단어들을 남발한다. 이렇게 남긴 글은 길고, 어렵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의 글쓰기 실력은 바로 여기서부터 진보하기 시작할 것이다.  긴 문장을 짧게, 어려운 단어를 쉽게 풀어 써야 한다는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다. 내 글을 읽은 독자로부터 글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게 될 것이다. (독자는 누구든지 될 수 있다. 교수님, 선생님, 부모님,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그럼 내가 싼 똥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고쳐야 한다. 그렇게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SEDA

자청의 '초사고 글쓰기'에서 나온 개념이다. 각각 Shortly, Easily, Divide paragraph, read Again을 의미한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소양이나 다름없는 개념들일 것이다. 

오늘은 글을 쓰는데 왜 SEDA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내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글을 짧게 

요즘 어딜 가든 짧은 영상이 대세다. 유튜브에서조차 Shorts 영상들이 인기를 끈다. 긴 영상조차 오른쪽 방향키를 누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아졌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긴 영상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하다. 하물며 긴 글은 어떻겠는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글의 템포를 줄여야 한다. 짧은 문장들로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글을 쉽게 

글을 짧게 쓰는 것만큼 쉽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어려운 단어와 복잡한 문장 구조를 만들게 되면, 문장의 길이는 자연스레 길어진다. 글의 길이감을 위해서도 복잡한 글은 지양해야 한다.

내가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글의 독자들은 해당 정보에 대해 무지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개발자다. 내가 짠 코드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글을 쓰면, 그 글을 읽는 사람은 나의 매니저 혹은 클라이언트가 된다. 즉, 개발자가 개발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글을 쓰는 횟수보다, 비개발자에게 전문 영역을 설명하기 위해 글을 쓰는 비중이 훨씬 높다. 

처음 코딩을 배울 때도 '코드는 간결히' 짜야 한다는 개념을 배웠다. 코드에 대한 지식이 없는 할머니 혹은 어린 아이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한 코드를 짜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글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 글이 더 많고, 다양한 독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쉬운 단어와 문장 구성력을 갖추어 보자. 

글의 문단을 나누어

나는 글의 문단을 ppt의 한 쪽 페이지로 비유하고 싶다. ppt를 직접 만들어 발표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ppt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국의 악명 높은 '보노보노 ppt'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보노보노 ppt가 유명한 이유는 한 페이지에 넣을 수 있는 최대의 내용을 다 때려 넣었기 때문이다. 해당 페이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ppt의 페이지들은 전체 발표 내용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1 페이지는 제목, 2페이지는 목차, 3페이지는 첫 번째 주제 등 페이지마다 보여주고 싶은 내용이 일관적이며, 단일하다. 

글 속의 문단도 동일한 맥락이다. 글 전체를 아우르는 큰 주제도 있지만, 그 하위 단계에 해당하는 세부 주제들도 존재한다. 바로 그 세부 주제들을 기준으로 문단을 나누어주면 된다.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읽어보기까지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 글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할 수 없다. 독자가 있어야 글도 그 존재 가치가 생긴다. 하물며 일기조차도 미래의 내가 다시 읽음으로써 그 존재 가치가 증명된다. 따라서 독자의 관점에서 마지막 점검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독자가 기대하는 바와 글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줌으로써 좋은 글을 선보일 수 있다. 

단숨에, 쉽게 써 내려간 글도, 긴 시간동안 씨름하며 써 내려간 글도 모두 마지막 점검은 필수다. 글이 가질 수 있는 오류나 오타, 혹은 글과 독자와의 관계를 마지막으로 판단해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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